푸실

혼자 읽다가 문득 멈춘 그 쪽에,
이미 누군가 있었습니다.

굿리즈도 왓챠피디아도 다 읽은 뒤를 다룹니다. 별점을 매기고, 감상을 올리고, 읽은 권수를 셉니다. 그런데 읽는 중이 통째로 비어 있습니다.

푸실은 책 한 권을 한 쪽당 한 줄로 펼칩니다. 왼쪽에화면 위에 있는 그 줄이 책 한 권이고, 지금 이 글을 읽어 내려가는 만큼이 당신의 진도입니다. 내려갈수록 지나온 쪽에 색이 오르고, 아직 안 간 아래쪽은 회색으로 남습니다.

31쪽밤에읽는사람 · 3일 전
고향이 어디냐고 묻는 장면에서 왜 이렇게 오래 멈췄는지 모르겠다.

나도 · 4명도

색은 양이 아니라 시간

스레드가 많은 쪽을 높게 그리면 그건 막대그래프입니다. 처음에 그렇게 그렸다가 버렸습니다. 높이를 고르게 두고 색을 시간에 걸자 바가 살아났습니다. 방금 누가 다녀간 쪽은 따뜻하고, 아무도 안 온 지 오래된 쪽은 식어 있습니다.

방금오늘이번 주지난달오래전
118쪽수요일 · 어제
여기서 한 번 덮었다. 선자가 너무 어리다.

나도 · 11명도

잘 쓴 감상이 아니라 혼잣말

인기순 정렬이 없습니다. 정렬은 쪽 순서 하나뿐입니다. 좋아요로 줄을 세우는 순간 혼자 읽다가 문득잘 쓴 감상으로 변합니다. 그래서 「나도」는 있지만 그 수로 아무것도 정렬하지 않습니다.

203쪽이월 · 방금
지하철에서 읽다가 울 뻔했다. 아무한테도 말 못 하고 내렸다.

나도 · 2명도

직접 훑어 보세요

눌러서 끌어 보세요

탭으로는 못 고릅니다 — 손가락 하나에 48쪽이 잡히니까요. 그런데 누르고 끌면 확정이 손을 뗄 때로 미뤄지고, 그 사이 쪽 번호가 계속 보입니다. 48쪽 오차가 고칠 수 있는 오차가 됩니다. 앱에서는 손가락을 아래로 내릴수록 배율이 줄어 1200쪽 책에서도 한 쪽을 집습니다.

이 화면이 하는 말은 둘뿐

← 서재

파친코 1

이민진

1487
302고치기
지금 이 근처를 3명이 지나고 있다
이월 · 294쪽 · 2시간 전
이 문장 때문에 페이지를 접었다.
나도 ✓ · 7명도
나 · 301쪽 · 방금
여기서 숨을 골랐다.
여기 남기기

혼자가 아니라는 것내가 어디쯤인지. 여기에 다른 걸 더하지 않습니다 — 읽다 말고 드는 화면이라 읽을 거리가 많으면 안 됩니다.

PUSIL
파친코 1
이민진
읽은 날수23일
멈춘 곳14
같은 곳을 지난 사람6
31쪽
고향이 어디냐고 묻는 장면에서 오래 멈췄다.
118쪽
여기서 한 번 덮었다.

다 읽으면 나오는 영수증. 1쪽부터 내가 남긴 글이 쪽 순으로 섭니다. 실제로 만들어진 것 보기 →

판본이 갈라져도 마을은 하나

좌표를 쪽이 아니라 진도로 저장합니다. 그래서 487쪽 판에 남긴 50쪽 글이, 520쪽 판을 든 사람에게는 53쪽으로 보입니다. 번역도 출판사도 달라도 사람은 흩어지지 않습니다.

인플루엔셜 판 · 487쪽
50쪽에 남긴 글
다른 판 · 520쪽
53쪽으로 보인다
294쪽한나 · 2주 전
이 문장 때문에 페이지를 접었다.

나도 · 7명도

401쪽

아직 안 간 쪽은 내용이 하나도 안 보입니다. 대신 불빛은 보입니다 — 저 앞 어딘가에 몇 명이 멈춰 있다는 것만. 막는 장치가 아니라 끌어당기는 장치입니다. 빈 땅이 사람을 움직입니다.

아무도 안 연 책은 빈 땅입니다

검색은 전부 되지만 커뮤니티는 개척된 책만 열립니다. 처음 여는 사람이 판본과 마지막 쪽을 등록하고 이 책을 연 사람으로 남습니다. 글을 잘 써서가 아니라 먼저 왔기 때문입니다.

다 읽으면 영수증이 나옵니다. 읽은 날수, 멈춘 곳, 1쪽부터 내가 남긴 글. 이 앱에서 밖으로 나가는 유일한 물건입니다.

알림이 없습니다
설정에도 스위치가 아니라 「없음」이라고 적혀 있습니다. 켤 수 있게 두면 언젠가 켜지고, 독서를 깨는 순간 앱이 방해가 됩니다.
무한 피드가 없습니다
다른 책 이야기가 흘러가면 책 밖으로 끌려 나갑니다. 여기서 흐르는 것은 당신이 읽고 있는 그 책 하나뿐입니다.
광고도 추적도 없습니다
인기순도 피드도 없으니 광고를 둘 지면이 없습니다. 한계가 아니라 결과입니다.
푸실의 마스코트 실이

푸실은 풀(우거진 풀)과 실(마을)이 붙은 옛 지명입니다. 아무도 열지 않은 책이 곧 풀만 우거진 땅이고, 처음 온 사람이 길을 냅니다. 실이는 그 풀밭에 원래 앉아 있던 고양이입니다.

만드는 중입니다. App Store 에 올라가면 여기에 받는 곳이 생깁니다.

준비 중